[종합][문화예술] 덕질 ( 5 판 )
1 개요
덕질이란 특정 분야의 열광적인 수집가, 애호가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おたく, オタク)를 한국식으로 변용한 단어인 "덕 "에 접미사 "-질"을 더한 신조어이다.
2 양상 및 문제점
이하 문단은 아이돌 덕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2.1 양상
유구한 덕질의 역사는 여성소비자들이 꼭 '덕질'을 하게 만들어버린다. 뭘 소비하면 그 소비대상을 나와 동일시해버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곳에 인생을 걸어버리고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자신을 끊임없이 검열해야 하는 그 불지옥으로 스스로를 던져넣는 건 한국 아이돌판이 너무 공동체적 사명감을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인데, “팬덤”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저마다 납세하듯 뭔가 의무를 지고 있으며 그걸 이행하지 못하면 팬덤에 진정으로 소속될 수 없게 된다. 굉장히 기형적인 형태이다.
뭔가 취미가 생기면 그걸 같이 즐기거나 그에 대해 얘기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는 건 당연하지만, 팬덤의 유대감은 단순히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라고 하기엔 그 소속감의 정도와 그걸 얻기 위한 문턱이 대단히 높다. '덕후는 오로지 덕후만 이해할 수 있다'는 감정 때문이다. 티저를 보고 밤새 설레어하며 개별 트랙의 작사작곡가 이력까지 줄줄꿰다가 앨범 예판 질러놓고 공개일에 득달같이 달려가 음악사이트 별점 5점을 주며 뮤비 시청하고 조회수 올리며 동시에 스밍돌리고 순위 신경쓰고 팬싸 응모하고 초동주 포카교환 말려야하고 음악방송 문투하고 최애 개인직캠 보고 좋아요도 눌러야하고. 이런 일이 1년 내내 계속된다. 이건 거의 중노동이고, 즐기면서 할 일이 못 된다.
이 중노동의 댓가가 무엇이냐면, 그게 바로 ‘덕후’라는 소속감이다. 오빠를 위해 현생의 일부를 갈아넣어 이렇게까지 노력한 사람들만 얻을 수 있는 훈장임. 그런데 그 훈장을 사회에서는 쓸데없는 짓이라며 매도한다. 일단 이 나라는 빠순을 인간취급 안하고요... 잘봐줘야 ATM인 훈장을 자랑거리로서 전시해둘 수 있는 곳은 오로지 팬덤 내부 뿐이다. 근데 내부에서도 딱히 그냥... 전시만 해둘 수 있을 뿐 가족 폰을 모두 빌려 문투한 사람에게만 주는 오빠의 사랑 +1 이런 건 없고요.. 해서 그 보상심리가 향하게 되는 곳은 결국 덕후가 아닌 팬에 대한 진입 장벽 쌓기이다. 투표도 안 했으면서 대상 받은 오빠 자랑하는 팬, 스밍도 안 하면서 이번 노래가 어쩌구~ 하는 팬 등에게 '너는 팬도 아니야'라고 발언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 하지만 그런 사람은 너무너무 많고... 그에 따라 덕후들끼리의 소속감은 점점 두터워진다. 진입장벽도 마찬가지.
2.2 문제점
그리고는 결국 누군가를 이토록 진실되게 사랑하는 즐거움. 뭐 이런 걸로 단단히 뭉치기 시작하는데. 하지만 상기한 중노동을 오로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하기엔 힘이 들죠. 그러나 덕후라는 울타리 안에 있기 위해서는 저 의무를 꼬박꼬박 이행해야 하고. 끊임없이 안 하냐며 죄책감과 의무감을 불어넣는 커뮤니티 속에 계속 속해있다 보면 자기검열 완전 습관화 되어버린다. 왠지 순위 안 나오면 나 때문인 것 같고 앨범도 더 힘껏 사게 되고 투표도 오만 아이디 빌려서 하게 되고. 자연히 돈과 시간이 점점 더 많이 소요된다.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나느냐, 당연히 현생에서 나온다.
이게 계속되다 보면 현생은 결국 덕질을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지속해야 하는 “혐생”이 되어버리고 결국 취미에 머물러야 마땅한 덕질과 한번뿐인 내 인생의 중요도가 전복되고 마는데... 일단 덕질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은 오로지 정말 “소모”이기만 하다는 것이 이 소비 방식의 최고 맹점. 아이돌 굿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는 물건도 아니라 수집이라기에도 뭐하고, 남의 사진영상 쳐다본다고 내 자기발전에 도움될 만한 뭐가 생기는 것도 아님. 시간과 비용 투자대비 효율이 엄청나게 낮음. 일단 하루의 일정량을 남의 카메라앞 일거수일투족 지켜보기에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건전한 자기 계발이 이루어질 것인지 의문이다.
3 같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