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페미니즘 갈래] 리버럴 페미니즘 ( 1 판 )
개요
리버럴 페미니즘 또는 자유주의적 여성주의는 자유주의 정치 사상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페미니즘의 한 갈래. 19~20세기 초반의 자유주의 페미니즘 운동은 시기상 페미니즘 제1의 물결로 불린다. 자유주의 사상은 고전적 자유주의와 복지적(평등주의적) 자유주의로 나뉘며, 현대의 페미니스트들은 대체로 복지적 자유주의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자유주의 페미니즘 사상: 평등 교육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저서 <여성의 권리 옹호>를 페미니즘의 기원으로 본다. 부르주아 및 중산층 여성들에게는 건강과 자유가 없고, 이성 능력의 개발에서 비롯되는 덕목이 없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감성적’인 특징들은 천성적인 것이 아니며, 남성들 또한 자유를 억압당하고 이성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감성적”인 특징을 나타낼 것이라고 추론했다. 울스턴크래프트는 감정적이고 의존적인 여성들과 달리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여성들이 가사를 더 잘 수행하여 사회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공리주의적 관점을 통해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일반적으로 취한 입장은 여성도 인간다운 인간으로서 이성적 도덕적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남성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울스턴크래프트는 전통적으로 여성과 연관지어지는 감성적 속성을 비난하고 남성과 연관지어지는 이성적 속성들을 치켜세우는 여성 교육을 제시했다. 그는 전통적 남성 속성의 가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으며, 여성들이 이성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가정했다. 여성들이 자율적 정책 결정자가 될 것을 촉구하였으나 구체적 지도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휘둘려서 헌신하지 않는 비전을 제시했으나, 자기 실현보다는 자기 통제를 발휘하여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여겼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성들이 인간답기를 원했다. 여성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며, 그 자체로 ‘목적’인 합리적 행위자이다. 남편이 단순히 제 기쁨을 위해 여성을 온실 속 화초로 대하는 것을 그 여성이 허락한다면, 이는 인간의 지위에 부합하지 않는 취급을 허용하는 것이며, 여성들은 이러한 폭력이 자신에게 가해지는 것을 결코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19세기 자유주의 페미니즘 운동: 동등한 정치적 권리와 경제적 기회
존 스튜어트 밀과 해리엇 테일러 밀
: 만일 사회가 성적 평등 또는성별 정의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그 사회는 여성에게 남성이 향유하는 것과 똑같은 교육뿐만 아니라 똑같은 정치적 권리들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전반적으로 지적 또는 도덕적 차이점은 없다고 주장했다.
1851년 여권 대회에서 소저너 트루스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 자신이 지닌 “여성의 속성”은 한 번도 그가 남자처럼 일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방해한 적이 없었다고 선포했다.
남북 전쟁 이후 전국 여권 대회에 파견된 대표들은 여성들의 권리가 흑인 남성들의 권리를 확보하는 투쟁에 묻혀버리게 될 것을 염려하여 동등 권리 협회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그 협회가 여성에게는 참정권을 주지 않으면서 흑인 남성에게만 참정권을 부여하는 헌법수정 제 15조의 통과를 승인하려는 태도를 보였을 때 앤소니와 스탠튼은 동등 권리 협회를 해체할 것을 주장했다. 이후 그들은 전국 여성 참정권 협회를 결성하였고, 그들과 철학적으로 의견 불일치를 보인 스토운은 비슷한 시기에 미국 여성 참정권 협회를 설립하였다. 그 이후로 미국의 여권 운동은 둘로 갈라지게 되었다.
전국 여성 참정권 협회는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안건을 개진한 반면, 미국 여성 참정권 협회는 자유주의적 페미니스트 안건을 추진했다. 이 두 협회는 1890년 통합되어 전미 여성 참정권 협회를 결성하였다.
1920년 미국 헌법수정 제19조항이 통과되면서 여성들의 투표권을 획득하게 되었다.
20세기 자유주의 페미니즘 운동
미국 헌법수정 제19조항이 통과된 후 약 40년 간은 동면상태에 빠졌다. 1960년경 새로운 세대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완전한 해방을 위해서는 시민적 자유와 더불어 경제적 기회가 필요하다고 선포했다. 이들은 전미 여성 연합체(NOW), 전미 여성 정치 회의(NWPC) 및 여성 평등을 위한 행동단체(WEAL)을 결성했다. 1961년 설립된 여성 지위 위원회는 여성에 대한 새로운 자료를 많이 작성했고,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주 위원회 구성 및 균등 임금법을 통과 시켰다. 1964년 의회는 민권법(성을 기초로 행사되는 차별을 금지하는 제7조 조항이 포함되어 있음)을 통과시켰으나, 법정은 제7조항을 집행하기를 꺼려했다. 이는 여성들의 분노를 샀고, 페미니스트들은 그 분노를 이용하여 여성들이 흑인들의 시민권 투쟁과 같은 열정으로 싸우도록 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NOW가 설립될 수 있었다. 초창기에는 자유주의 페미니스트 뿐만 아니라 급진적, 보수적 페미니스트들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NOW가 1967년 제안한 여성 권리 장전을 통해 자유주의적 단체라는 정체성이 분명해졌다. 여성 권리 장전의 요구사항은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 균등한 고용 기회, 출산 후 불이익 없이 일자리로 되돌아 갈 권리, 출산 휴가, 근로자에게 가사 경비와 육아 경비 공제, 육아 시설 설치, 교육받을 권리, 여성을 위한 사회 복지 법안과 빈곤 프로그램, 여성들이 자신의 생식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
엘쉬테인: 공익보다 개인의 권한을, 책임보다 선택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남자다운 덕목과 인간다운 덕목을 동일시하여 남성 가치를 장려하는 것을 비판했다.
앨리슨 재거: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인간의 특별함을 합리성과 자율성에서 찾기 때문에 육체보다 정신을, 타자들보다 자아를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육체적 활동과 기능의 평가 절하의 원인이 되고, 정치적 유아론과 정치적 회의주의를 유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수잔 웬델은 자유주이 페미니스트들이 감성적인 것으로부터 이성적인 것을 구분하거나 감성보다 이성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열중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또한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주로 백인, 이성애자, 중산층 여성의 이해 관계만을 만족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예를 들어 흑인 여성들은 미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에 초창기부터 참여했으나 백인 참정권론자들은 흑인 여성들의 공헌을 종종 환영하거나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인종 문제를 강조하게 되면서 소수 민족 여성들이 자유주의 페미니즘 조직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NOW는 소수 민족 조직체들과 연합하여 소수 민족 여성이 지도부와 간부직에 속해 있다.
한편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또다른 비판점인 내부의 계급차별주의의 원인은 초기 여권 운동을 이끌었던 여성들이 중산층 출신이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페미니즘 내 계급차별주의는 프리단(NOW의 설립자이자 초대 회장)의 저서인 ‘여성적 신비’, ‘제2의단계’, ‘시대의 샘’에서 드러난다. 더불어 여권 운동 내부에서 일하는 레즈비언들이 그들의 성적 정체성을 공언하기로 결정했을 때, NOW와 같은 조직체들의 지도자와 구성원들은 동성애자의 권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그리고 공식적으로 어느 정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프리단은 레즈비언 구성원으로 인해 일반 대중들이 여권의 대의명분으로부터 더 소외될 것을 걱정하여 미온적인 지원만을 보냈다. 그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오른 알레인 허난데즈는 레즈비언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는 레즈비언들은 이성애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성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NOW의 전반적인 승인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NOW의 구성원들은 동성애 권리가 진실한 여성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집단과 레즈비언은 진정한 여성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집단으로 나뉘어 투쟁했다. 이 투쟁은 NOW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고조되었고 NOW는 공개된 이중성애자인 패트리샤 아일랜드를 회장으로 선출함으로써 레즈비언을 지지하는 태도를 표명했다. 오늘날에도 NOW는 동성애를 여성 해방 성취를 위한 최상의 정치적 전술보다는 개인적인 성적 선호 사항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