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시몬 드 보부아르 ( 2 판 )
생애
업적
여성을 위한 실존주의
시몬 드 보부아르는 실존주의의 언어를 채택하면서 남자들이 ‘남성’을 자아로, ‘여성’을 타자로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만일 타자가 자아에 대한 위협이라면, 여성은 남성에게 위협적인 존재이다. 그러므로 만일 남성이 계속 자유롭기를 원한다면, 여성을 자신에게 종속시켜야 한다.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이 어떻게 타자가 되었는가를 분석했다. 그는 생물학이 사회에 사실들을 제공하면 사회는 그 사실들을 자기 자신의 목적에 합당하게 해석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드 보부아르는 비록 여성에 대한 생물학적, 생리학적 사실들이 분명한 사실이라 해도, 이러한 사실에 부여하는 가치의 정도는 사회적 존재인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여성은 즉자 존재일 뿐만 아니라 대자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가 여성에게 타자의 역할을 떠맡긴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여성 생물학과 생리학이 제시한 대의명분이나 이유 이상의 것을 찾아야 한다.
드 보부아르는 이를 찾기 위해 생물학을 넘어서서 심리학, 특히 정신분석학을 찾았으나 몹시 실망하였다. 드 보부아르에 의하면, 전통적인 프로이트 학설 신봉자들은 모두 여성에 대하여 본질적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여성은 자신의 ‘남성적 성향’과 ‘여성적 성향’ 사이에서 투쟁해야 하는 존재로, 전자는 음핵의 성욕을 통해서 후자는 질의 성욕을 통해서 표현된다는 것이다. 즉 정상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남성적 성향’을 극복하고 사랑을 여성에게서 남성에게로 전이시켜야 한다. 드 보부아르는 이 생각이 극도로 단순화된 것이며 여성의 타자성에 대한 프로이트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여겼다. 프로이트 학파 사람들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남성에 비해 낮은 것은 여성에게 음경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가르치는데, 드 보부아르는 여성을 이등 인간이자 시민으로 할당하는 것이 여성의 해부 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여성들이 음경을 가진 사람들을 ‘선망’하는 것은 음경 자체를 원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음경 소유자들에게 부여하는 물적, 심리적 특권들을 갈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은 음경이 없어서가 아니라 힘이 없기 때문에 타자이다.
또한 드 보부아르는 여성이 타자인 이유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설명도 마찬가지로 불만스러운 것임을 밝혀내었다. 엥겔스는 태초부터 여성들은 즉자 존재적 임무를 수행한 반면, 남성들은 대자 존재적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엥겔스는 이러한 분업의 결과로 남성은 생산 수단을 점유하여 부르주아 계급이 되었고 여성들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되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타도되기 전에는 계급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드 보부아르는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바뀐다고 이러한 권력 관계가 자동적으로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억압의 뿌리는 단순히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본체론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계속 타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드 보부아르는 여성 해방은 사유 재산 제도의 철폐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하며, 여성을 지배하려는 남성 욕망의 제거와 같은 것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드 보부아르는 남성들이 자신을 전투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 수 있는 주체로 인식하면서 여성들을 단지 생명을 주루 능력이 있는 객체로 인식했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남성이 자신을 주체이자 자유로운 존재임을 주장하는 순간 대타자개념-특히 타자로서의 여성 개념-이 생겨났다고 서술했다. 즉 여성은 자아, 남성은 타자가 되지 않도록 남성이 지배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이질적 세력이 되었다. 남성은 여성을 통제하는 방법이 여성의 비합리성과 복잡성 및 불투명성에 관한 신화들을 창조하는 것임을 알아냈다. 드 보부와르는 여성에 관한 남성들의 신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남성은 남성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는 여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 보부아르는 남성들의 기본적 욕구는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 그들의 이상적인 여성들도 유사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고 문학이 이를 증명해준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여성들은 각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인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여성은 그 자신을 잊거나, 부정하거나, 또는 어떻게든 해서 그 자신을 취소하도록 강요당한다.
남성이 숭배하는 이상적 여성은 자신의 남자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의무라고 믿는 그런 여성이다. 여성에 관한 남성의 신화는 자기희생적 여성을 이상화/우상화한 것 외에도 여성의 본성에 관하여 근본적으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여성은 남성에게 생명과 죽음 모두를 상기시켜 주기 때문에 남성은 여성의 인위적 신체-깃털 장식과 모피, 분과 향수-에서 희열을 느낀다. 여성의 신화를 끔찍하게 만드는 것은 많은 여성들이 그 신화가 여성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내면화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드 보부아르는 사회적 역할을 자아 도는 주체가 타자 또는 객체를 통제하고자 사용하는 수법으로 명시했다. 그는 여성이 자신의 타자성을 비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여성적 신비라고 칭했으며 그것은 고통스러운 어린 여성들의 사회화 과정을 통해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소년들이 아주 일찍부터 그들의 육체가 소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사춘기를 맞이한 소년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타자성을 수치스럽고 열등한 것으로 수용하고 내면화하게 된다. 이 타자성은 결혼과 어머니 역할의 제도들 속에서 강화되었다고 드 보부아르는 말했다.
드 보부아르는 비록 남성과 여성 사이에 사랑이 가능하다고 믿기는 했지만, 결혼 제도가 부부의 관계를 왜곡시킨다고 주장했다. 결혼은 예속 형태이며 여성에게 야망과 열정이 결핍되어 있는 목적 없는 인생살이 정도를 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결혼은 여성에게 만족감, 평온함, 안정감을 제공하고 여성에게서 위대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여성은 자유를 상실하는 대가로 행복을 얻게 되고 점차 더 적은 것을 위해 정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어머니 역할은 한층 더 여성의 자기발전을 제한한다. 드 보부아르는 여성이 방해받지 않으면서 자신의 운명의 진로를 계획하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임신이 여성을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는 방식들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가정된 임신의 즐거움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엄마-자녀 관계가 쉽게 왜곡되는 방식에 대해서도 염려했다.

